옛날 옛 적, 왕 사자를 중심으로 한 화목한 동물의 왕국이 있었다. 사자는 힘이 약하고 어린 동물들에게 그들 스스로에게 잘 맞는 유연한 사냥방법을 알려주는 자비롭고 때론 엄격하지만 은혜로운 왕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다른 동물들을 골탕먹이는 것에 취미를 둔 천박하고 지저분하기로 소문난 쥐새끼의 밀고로 사자 왕은 인간에게 붙잡혀 가게 되었다.
쥐새끼는 주제도 모르고 설쳐대다 왕의 귀싸대기 한방으로 쥐구멍으로 도망친 비겁한 동물이기도 하였다. 부끄러움을 느끼지 못하는 쥐새끼는, 자신의 잘못을 깨닫지 못하고 늘 어디에서든 밤 말로 왕을 헐뜯기 바빴으며 앙갚음을 해야겠다는 생각에 결국 선을 넘는 짓을 하게 된 것이다.
왕이 사라진 동물의 왕국에서 혼란스런 분위기를 진정시키고자 사자의 굴을 차지한 것은 다름아닌, 평소 현자라고 칭송 받던 여우였다. 여우는 화려한 말솜씨로 늘 다른 동물들로부터 우러름을 받는 동물이었을 뿐 만 아니라, 현명한 왕 사자 역시 그의 지혜와 조언을 구하던 이었다..
그러나, 평소 왕의 사냥실력을 시샘하던 여우는, 동물들을 모아놓고 사라진 왕의 사냥실력을 폄하하기 바빴으며, 이에 평소 현자라고 따르던 많은 동물들은 그의 말에 현혹되기 시작했다.
천박한 쥐새끼를 자신의 간신으로 삼아, 그에게 신분상승을 쥐어주며 자신의 나팔수로 삼았다. 또, 그는 왕이 사라진 자리에 자신이 진정한 왕임을 선포하였다.
당연지사, 모든 동물들이 바보는 아니었을 터, 새로운 왕에 반발한 호랑이,사슴,오소리,늑대는 자신이 인정한 유일한 왕 사자를 위해, 자신들의 특기인 왕에 버금가는 무력과 조용하고 잔잔한 지혜로 사자 왕을 구출 또는 그를 옹호하며 왕의 복귀를 위해 다해 노력을 기울였다.
결국, 그들의 필사적인 노력에 힘입어 사자는 가벼운 상처만 입은 채 무사히 돌아왔다. 언제나 강인한 그에겐 몸의 상처보다 마음의 상처만이 조금 있었을 뿐이었다.
왕이 나타나자, 눈치 빠른 여우는 웃는 얼굴로 즉시 머가리를 숙이며 용서를 구했고, 천박한 쥐새끼는 겁을 먹고 자신의 쥐구멍으로 숨어들었다.
이에 지극히 현명했던 왕 사자는 교활한 여우에 배신감을 느꼈지만 더욱 더 강력하고 화목한 동물의 왕국을 이어나가기 위해 모든 것을 덮어두기로 했다..
단, 천박한 쥐새끼만 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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